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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이별한 그대, ‘거점공간’ 품으로 오세요

관리자 | 2014-03-12 | 조회수 : 8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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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대안학교인 돈보스코영상특성화학교 학생들이 영상 기자재를 이용해

촬영을 하고 있다.      - 곽윤섭 선임기자 -

 

 

[함께하는 교육] 학교밖 청소년공간 실태

학교를 나온 청소년들은 학습과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기 쉽지 않다. 이런 청소년들에

게 자신에게 맞는 학습 기회와 진로를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생겨났다.

 

서울시교육청 통계를 보면 2014년 기준, 전국 학교밖청소년(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학

 

생)은 약 28만명이다. 서울의 경우 약 5만5000명에 이른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박선욱(18)군도 이 5만5000명 가운데 하나다. 박군은 2012

 

년 중학교 졸업 뒤 원하던 조리 관련 고교 진학에 실패했다. 이후 아예 다른 고교에도 다

 

니지 않았다. 막상 학교 바깥으로 나오자 우울했다. 정해진 틀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불안

 

했다. 여기까진 대다수 학교밖청소년들의 흔한 경험이다. 하지만 박군은 지금 불안함이나

 

외로움 없이 다음 행보를 준비중이다. “도시형 대안학교 ‘영셰프스쿨’에 지원서를 넣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다. 혹시 떨어지더라도 다시 문을 두드릴 생각이다. 다른 요리

 

학교도 알아봤지만, 영셰프스쿨은 자기주도적으로 요리 공부를 하는 학교라 나한테 잘 맞

 

는다고 판단했다.”

 

 

‘홀로 공부’에서 ‘나에게 맞는 대안학교 진학’으로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은

 

‘나도, 꽃’(서울시 노원구 소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가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지원을 받아 운영)이라는 징검다리거점공간(이하 ‘거점공간’)이었다. 거점공간이란, 서울

 

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재단법인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

 

영하는 센터)와 네트워크를 맺고 운영되는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다. 일반학교, 대

 

안학교 등 기존 배움 공간에 속하지 못한 청소년들한테 개인에게 맞는 학습 및 멘토링 프

 

로그램, 휴식·소통의 공간을 제공한다. 어떤 이유로든 일반학교에서 나왔거나 일반학교에

 

있더라도 현재 적응이 어려운 경우, 청소년들은 거점공간에서 학습, 생활 등 여러 방면에

 

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안학교가 학교별로 특정 교육과정 아래 학기제로 운영된다면

 

거점공간의 운영은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시설 이용하다 중단해도 괜찮아

 

 

학교는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반드시 출석을 해야 하지만 거점공간은 청소년의 판단에

 

따라 이용을 하다가 안 해도 큰 상관이 없다.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김은이 부장은

 

“학교를 나온 청소년들은 학습이나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기 쉽지 않다. 거점공간은 이런

 

청소년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학습·인턴십 등의 기회를 주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진로를

 

찾아보도록 도와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거점공간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다음 행보는 다양하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도 한다.

 

검정고시 준비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박군처럼 자신에게 잘 맞는 도시형

 

대안학교 진학을 준비할 수도 있다. 거점공간은 청소년들이 각자 어떤 진로 선택을 하기

 

전, 쉬고 놀면서 자기 삶을 찾아갈 수 있게 돕는다. 현재 서울시에는 총 7개의 거점공간이

 

있다.

 

 

사실 박군처럼 꿈이 확실해 학교 밖으로 나오는 경우는 소수다. 지난해 5월, 고교를 자퇴

 

한 차혜정(16)양도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는 상태로 학교를 나왔다. 하지만 이젠 ‘인권단

 

체 활동가’라는 꿈을 품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초기에는 오전엔 아르바이트,

 

오후에는 하교한 친구들이랑 노는 일상이 반복됐다. ‘나도, 꽃’을 찾으면서 일상은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서는 각자 하고 싶은 공부나 활동을 자유롭게 주체적으로 진행해볼 수 있다.” ‘나

 

도, 꽃’ 최용걸 길잡이교사의 설명처럼 이 거점공간은 청소년이 원하면 언제든 프로젝트

 

식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배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줬다. 차양은 “그림 그리기, 화장품 만

 

들어 판매하기,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봤다”며 “거점공간에 오면 이야기 나눌

 

친구도 있고, 밥과 간식을 준다는 점도 좋았다”고 했다. “특히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

 

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는 ‘스토리 히어링 앤 텔링’이란 프로그램이 인상에 남는다. 인

 

권 활동가 등을 만나면서 내가 일하던 패스트푸드점에서 실제 노동시간보다 급여를 적게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업체에 문제제기도 해봤다. 인권·권리

 

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서 다시 학교로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를 나오면 학습과 진로 등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줄 선생님이 없다는 점도 힘들다. 그

 

런 점에서 거점공간의 길잡이교사들은 학교밖청소년에게 고마운 멘토다. 거점공간을 경

 

험한 청소년들은 “공간의 길잡이교사는 청소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그

 

사람에게 맞춰 학습, 멘토링 등을 해주는 조력자”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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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거점공간 ‘나도, 꽃’을 운영하는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2층.

새 모양의 설치물(사람들이 각자의 꿈을 적은 천 조각들을 붙여서 만든 설치물)을

배경으로 박선욱군과 차혜정양이 서있다. 박군과 차양도 이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  

  -  곽윤섭 선임기자 -

 

 

 

학교밖 청소년 서울만 5만5천. 갈 곳 찾아 헤매는 학생 대상, 서울 징검다리쉼터 7곳

 

운영.  학습,  생활,  진로 등 도움 줘.


영상, 요리, 여행 등 특화한 도시형 대안학교도 고려할만.
길잡이교사, 학습 멘토 구실

 

 

2012년 5월, 박현준(17)군이 학교를 그만둔 건 입시에만 매달려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로

 

지 공부만 하는 학교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나는 누구인지, 혼자 뭘 하는

 

것인지 회의감이 밀려왔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공동체 공간을 찾아 나선

 

박군이 발견한 곳은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거점공간 ‘몽담몽담’(夢談夢談·도시형 대안학

 

교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와 함께 운영)이었다. 박군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소통해주

 

는 사람들, 길잡이교사 등이 있는 게 이 공간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제도권 학교를 얼

 

마 안 다녀봤지만 학생 수도 많고, 아무래도 입시 준비가 목표이기 때문에 학생 한 명, 한

 

명의 고민이나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긴 어렵다. ‘외톨이’ 기질이 있던 내가 이 공간에

 

와서 달라진 건 나도 몰랐던 내 이야기, 흥미, 공부 수준, 앞으로 필요한 경험 등을 함께 찾

 

아주는 길잡이교사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목공, 글쓰기 등의 수업에 참여했다. 활동형

 

으로 이루어진 수업이 다양하게 있다는 점에서도 좋다.”

 

 

“학교는 나왔지만 배움의 끈은 놓고 싶지 않다.” 대부분의 학교밖청소년들이 이런 생각

 

을 한다. 하지만 혼자서 공부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길잡이교사는 직접적

 

인 학습 멘토 구실도 한다. 현재 몽담몽담에 다니며 낮에는 수능 공부, 밤에는 아르바이트

 

를 하고 있는 장아무개(18)군은 지난해 1년 이 공간을 통해 그동안 손에서 놨던 공부를 다

 

시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길잡이교사와 함께 수능 공부 계획표를 짰다. “평일에

 

는 오후 4시까지 공간에 와서 공부하고 놀다가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한 달에 두 번 주말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 수업을 들으러 간다. 내 경우는 중학교

 

때부터 학업을 놓았기 때문에 기초가 없었다. 다행히 길잡이교사의 도움으로 제 수준을

 

점검하고, 나한테 맞는 단계로 차근차근 다시 공부를 하고 있다. 전보다는 재미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시형 학교밖청소년이면서 비교적 진로가 뚜렷한 청소년이 도시에

 

서 혼자 공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많은 대안학교들이 지방에서 기숙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대안학교 선택을 하는 데도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젠 ‘도시형 대안학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돈보스코영상특성화학교에 다니는 조아무개(14)군과 김아무개

 

(16)군은 살레시오회에서 운영하는 ‘열린영성강좌’를 촬영하느라 바빴다. 매주 월요일, 살

 

레시오회에서는 지역 사회 멘토 등 초청 강좌를 마련하는데 이 학교 학생들이 이를 촬영

 

해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 등에 올리는 걸 돕는다. 이 학교는 영상 분야에 특화된 교

 

육과정을 실습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를 비롯해 서울시학교밖지원센터와 네트워

 

크를 맺고 운영하는 서울시 도시형 대안학교의 교육과정도 요리(영셰프스쿨), 여행(로드

 

스꼴라) 등 청소년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쪽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학교 그만두기 전 탐색시간 갖길

 

 

2012년 중학교 자퇴를 한 조아무개군은 그동안 혼자 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자퇴 초기

 

엔 집에 있었다. 중간에는 경북 소재 기숙형 대안학교에 들어갔다. 기숙형 학교생활이 힘

 

들고, 공부도 잘 안 될 것 같아 서울에 와서 검정고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해 돈보스코영상특성화학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기숙형 생활이 힘들었던 조군에게 굳

 

이 지방까지 안 가고 해보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이었다. 본래 영상 분야

 

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각종 영상 기기 등을 다뤄보고 사람들을 만나

 

면서 진로도 좁혀지고 있다. 조군은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며 “자퇴를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학교를 나오면 또래뿐 아니라 사람 만나는 횟수 자체가 줄어든다. 주변과 소통이 어려워

 

진다. 학교를 갓 나왔을 때랑 지금이랑 내 모습은 많이 다르다. 의견 충돌이 있으면 내 말

 

만 맞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여기서 실습 위주로 공부하고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다른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배려하는 태도가 생겼다. 꼭 대안학교가 아니어도 다양한 공

 

동체와 교류하는 활동은 반드시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서울시학교밖지원센터 김은이 부장은 “청소년들이 가능하면 학교를 나오기 전, 자신에게

 

맞는 지역 거점공간이나 도시형 대안학교 등을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특히 학교밖청소년이 느는 상황에서 거점공간 등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야 할

 

텐데 아직은 길잡이교사 한 명으로 꾸려가는 곳이 많다. 청소년들을 위해 이런 공간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서울시학교밖지원센터

 

에서는 센터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도시형 대안학교 31곳과 징검다리 거점공간 7곳 등

 

을 소개한 <즐겨찾기 서울은 즐거운 학교다> 책자를 발간했다. 책자는 누리집

 

(www.seoulallnet.org)에 피디에프(PDF) 파일로 내려받기할 수도 있고, 문의해 책자로 받아

 

볼 수도 있다.

 

 

< 출 처 :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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